배재광 블록체인거버넌스위원회 의장 

 

한국 가상자산 시장에 태풍전야의 정적이 찾아 왔다. 거래소의 금융위원회 신고는 9월24일 마감되었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와 가상자산(코인) 문제는 지난 4년간 축적된 문제를 한꺼번에 풀어야 한다. 이제부터가 본 게임이 시작된다. 이제 가상자산 거래소 없는 가상자산 생태계도 고민해야 한다.

신고를 마친 거래소 입장에서 보면 상장코인의 처리문제가 시급하다. 증권형 코인의 상장유지가 어떤 문제를 야기할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상장유지요건과 상장폐지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일거에 상장폐지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연착륙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만한 코인상장을 위해서 투명하고 공정한 상장규정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문제는 다시 2018년으로 돌아 간다. 2017년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의 발언으로 시작된 경고는 2021년이 다가도록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다단계, 유사수신, 가격조작 등 불공정 행위들이 총 망라된 가상자산 시장에 박상기 장관의 경고는 일응 타당성이 있었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금융(투자)상품이 아니다’는 반복된 경고와 그에 근거한 실질적 방치는 다단계, 유사수신, 가격조작 등 불공정행위들이 지속되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8년부터 디지탈자산과 ICO에 대한 규제설계를 시작했다. SEC의 행보는 기술혁신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응의 모범이다. 블록체인거버전스위원회(BGCC)는 일찌기 2018년 국회혁신생태계활성화포럼(공동의장 홍의락, 배재광)과 함께 ICO 가이드라인(Guide to Initial Coin Offering)을 발표하고 거래소 상장매뉴얼과 증권형 코인 매뉴얼(STO Manual)을 작성하여 금융당국과 각 가상자산 거래소에 제공하였다. 

블록체인거버넌스위원회 제공
블록체인거버넌스위원회 제공

 

업비트 상장코인을 분석하면서 다시한번 ICO가이드라인과 상장 매뉴얼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물론 빗썸도 같다. 업비트가 상장폐지한 코인과의 분쟁과정에서 밝혀진 상장과정의 불투명성과 이해상충 문제, 빗썸 인수과정에서 비롯된 BXA코인 발행과 상장시도 과정에서 밝혀진 문제점 등 모든 출발점은 코인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와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규제설계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 사고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시장봉쇄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적법절차를 위한 규제설계가 필요했다. 현재 업비트에 상장된 국내코인을 1차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불투명한 상장과정을 유추할 수 있다. 쟁글 등 몇몇 공식, 비공식 브로커들의 역할 등은 언론에서도 이미 밝혀진 바 있지만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고 구조적으로는 심각한 이해상충행위들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실 모든 문제가 중앙화된 거래소의 문제로 환원된다. 중앙화된 가상자산 거래소 없는 가상자산 생태계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 상장된 코인들과 거래소의 이해상충행위, 불공정행위, 상장과정의 불법행위 등은 모두 중앙화된 거래소로부터 발생했다. 거래소에 상장해서 현금통화와 교환하는 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들어 주는 업비트나 빗썸 같은 중앙화된 거래소는 한국은행의 발권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그러니 상장 자체만을 위한 코인을 발행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장하였을 것은 삼척동자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결국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부터 지금의 위기가 야기된 것이다. 

다시 업비트에 상장된 썸싱코인(SSX)을 보자. 아이콘 기반의 유틸리티 토큰으로 시작하였으나 현재는 클레이튼 기반의 토큰으로 변경했다. 유틸리티 토큰으로 기술적인 내용은 특별히 없다. 토큰의 인센티브로 사용에 대해 백서에서는 사용자(singer)가 생성한 노래 한 곡마다 블록(block)이 생성되고 지갑(wallet)의 역할을 하고 여기에 지원자, 청취자 등이 썸싱(SSX)을 적립할 수 있게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를 정리한 백서 그림을 살펴 보자.

/출처= 썸씽백서
/출처= 썸씽백서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노래 한 곡 마다 생성된 블록이 월렛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다. 블록과 월렛이 되는 것은 현재로서는 기능적으로 명백히 구분되는 것임에도 이를 아무런 추가적인 설명이나 기술적 구현 가능성에 대한 예시도 없이 블록이 월렛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주장은 위험하다. 엄밀한 검증이 필요한 사항이다. 실제 기능을 구현하지 않았다면 썸싱코인은 처음부터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주장한 것이다.

또한 썸싱 에코시스템에 따르면 투자자, 소비자, 생산자, 참여자 각자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의하여 썸싱생태계에 진입하게 되고 코인투자자는 이를 통해 가치증대해서 수익을 거두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썸싱 백서
/출처= 썸싱 백서

썸싱은 유틸리티 기능을 가진 코인이다. 유틸리티 기능을 가진 코인은 원칙적으로 가치를 가지는 것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시스템에서 단순히 인센티브로 사용되거나 내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기능을 한다. 썸싱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썸싱코인은 이유틸리티로 이용이 증대되면 투자자가 투자이익을 얻는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는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한 금원이 오로지 발행자 등 주요참가자들에 의해서 이익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전형적인 ‘투자계약(Investment Contract)’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썸싱코인(SSX)은 유틸리티 코인이면서 동시에 증권에 해당된다. 만약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위에 ICO를 신고하지 않았거나 상장시 업비트가 증권형 코인을 상장할 수 있는 인가를 얻은 거래소가 아니라면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썸싱코인(SSX)을 상장시킨 업비트도 상장시 이를 묵인한 것이고 상장을 유지시킨다면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빗썸도 같다. 더구나 업비트는 썸싱을 함께 상장시킨 빗썸보다 더욱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책임이 적지 않을 것이다. 

본 위원회는 국회 정책전문가 회의를 통하여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와 금융당국이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가상자산 거래소에 알맞는 규체를 설계(Regulatory Framework)할 수 있도록 코인의 상장 사례분석 백서 등 관련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원화 거래가 가능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 상장되어 있는 코인과 그상장과정을 당사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일부 거래소(업비트 등) 요청에 따라 사전에 ‘사실확인 체크리스트’를 받아 볼 계획이다. 이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직접 인터뷰도 진행할 것이다. 본 위원회가 아니면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는가. 

글쓴이: 배재광 블록체인거버넌스위원회 의장(인스타페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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