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100여명에 항공료, 숙박비 등 비용 지급
1인당 100만원 이상일 경우 김영란법 위반
하이브 "예외조항 해당"..법조계 "납득 어려워"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뮤직.연합뉴스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뮤직.연합뉴스

[포쓰저널] 국민권익위원회가 연예기획사 하이브(대표 박지원)가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공연과 관련해 국내 기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대규모 공짜 팸투어에 대해 직권 조사를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하이브가 BTS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연에 기자 100여 명을 무더기로 초청해 항공료, 숙박비 등 관련 비용 일체를 지원한 것이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논란이 있는 것과 관련해서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날 "BTS의 언론사 팸투어와 관련해 (기획사인 하이브에) 직권 조사를 나가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직권 조사 후 위법성이 드러나면 보통의 경우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했다.

하이브는 8~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방탄소년탄의 공연에 맞춰 국내 언론사 기자 100여 명을 현지에 초청했다.

항공편, 숙식, 코로나19 검사 비용 등 투어에 소요되는 비용은 모두 하이브가 부담했다.

하이브 측은 이번 팸투어가 김영란법의 예외사항에 해당하는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법무팀에서 김영란법 위반 여부를 확인한 결과, 공식적인 행사나 통상적인 범위내에서 일률적 제공일 경우 예외사항으로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공연을 위해 기자들을 초청한 것이 아니라 라스베이거스 도시와 함께 진행한 행사에 기자들을 초청한 것”이라며 “기자들을 선별해 초청한 것이 아니라 보도자료 메일링을 하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일률적으로 초청했다”고 했다.

하이브의 언론사 팸투어는 7일부터 12일까지의 3박 5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하이브가 짠 팸투어 일정표를 보면, 첫째날인 7일에는 오후 8시4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항공편으로 LA공항으로 출발했다. 도착 후 라스베이거스로 이동, MGM그랜드 호텔에서 숙박하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8일은 BTS의 사진전, 팝업스토어, 하이브 산하 7개 레이블이 참여하는 오디션, BTS 곡에 맞춘 벨라지오 분수쇼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점심은 카페 인 더 시티에서 BTS가 즐기는 한국의 요리들을 엄선한 코스가 제공됐다.

9일에는 ‘더 시티’ 프로젝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공연 관계자의 간담회 후 오후 7시30분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의 BTS의 2회차 공연을 관람하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10일에는 오전 자유 시간 후 오후 11시 LA공항을 출발해 12일 오전 5시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이같은 이례적인 대규모 언론사 팸투어에 대해 BTS의 병역특례 문제를 의식해 우호적인 여론 형성을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이브 측은 BTS의 공연 날인 9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호텔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국회 병역법 개정안에 대해 조속히 결론을 내줬으면 좋겠다”며 BTS의 병역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진형 하이브 CCO(커뮤니케이션총괄)은 병역 관련 질문에 병역 혜택을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병역 제도가 변하고 있고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아티스트(BTS 멤버들)가 힘들어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멤버) 본인들의 계획을 잡는 부분도 어려우므로 개정안 처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와 아티스트 모두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며 “이번 국회를 넘기게 되면 하반기 국회가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기약 없는 논의가 지속할 것인데, 불확실성이 어려움을 주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조속히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아티스트는 현재 병역과 관련한 업무를 회사에 일임한 상태다. 멤버들은 그간 ‘국가 부름에 응하겠다’고 밝혀왔는데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2020년부터 병역 제도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회사와 협의를 하면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같은 하이브 측의 입장이 전해진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BTS의 병역에 대한 비판 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BTS를 비롯해 큰 업적을 세운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요원’으로 편입해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이달 초엔 국방부와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 실무자들이 회의를 갖고 BTS 등 대중문화예술인을 대체복무가 가능한 예술·체육요원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생으로 BTS 멤버중 가장 나이가 많은 김석진은 병역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올해 입대해야 한다.

국방부는 BTS를 위해 2020년 12월 병역법 법률안을 일부 개정, 군 징집·소집을 연기할 수 있는 대상에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를 추가하고 입대 연령 제한을 기존 28살에서 만 30살까지 낮춘 바 있다.

김영란법은 기자가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1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후원 등을 받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돈을 준 쪽도 같은 형량으로 처벌된다.

하이브측은 이번 팸투어가 김영란법 예외 조항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이법  제8조 제3항 제6호은 "공직자등(기자, 교사 포함)의 직무와 관련된 공식적인 행사에서 주최자가 참석자에게 통상적인 범위에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교통, 숙박, 음식물 등의 금품등"은 처벌 예외 대상으로 규정한다.

하이브가 이번 팸투어 기자들에게 제공한 경비가 1인당 최소한 200만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이 정도의 금품 제공이 예외조항의 '통상적인 범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는 또 다른 예외조항인 음식물, 경조사비, 선물 관련 규정과도 연관돼 있다.

음식 접대 등도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 일때만 일부 허용된다. 음식물은 3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 선물은 5만원(농수산가공품 10만~20만원)이 상한액이다.

법조계에서도 하이브의 설명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중견 변호사는 "청탁금지법의 취지에 비추어 (하이브가) 기자들의 왕복항공료와 호텔 숙박비까지 대신 지불했다면 이는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예컨대 법 제8조 제3항 제6호에 적시된 '교통비'의 경우 인천~LA 국제항공료는 취재 목적으로 기자를 파견하는 언론사가 자체 부담하는 것이 맞는 것 같고, 다만 현지에서 호텔과 공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 이용료 정도를 하이브가 부담한다면 법 취지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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