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K-택소노미' 개정안 발표..文 때 입장 번복
유럽연합보다 고준위 폐기물 등 조건 일부 완화
원전 수출엔 도움될듯..재생에너지 축소 등 우려

조현수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장이 2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원자력 발전을 한국형 녹색분류 체계에 포함하기 위해 ▲원자력 핵심기술 연구·개발·실증 ▲원전 신규 건설 ▲원전 계속 운전 등 3가지로 구성된 원전 경제활동 부분에 대한 초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현수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장이 2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원자력 발전을 한국형 녹색분류 체계에 포함하기 위해 ▲원자력 핵심기술 연구·개발·실증 ▲원전 신규 건설 ▲원전 계속 운전 등 3가지로 구성된 원전 경제활동 부분에 대한 초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정부가 20일 원자력발전을 ‘친환경 경제활동’에 포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사고저항성핵연료(ATF) 등 원자력 연구개발 사업은 ‘진정한 친환경 경제활동’으로 규정하고 ‘녹색부문’에 포함했다.

원전 신규 건설과 기존 원전의 계속 운전 사업은 ‘전환부문’에 포함하고 ‘진정한 친환경은 아니지만,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과도기적 경제활동’으로 분류했다.

이번 결정으로 국내 원전 산업의 생태계 회복에는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해외에서 원전에 대한 신뢰성 재고로 한국형 원전 수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확보 등 안전에 대한 우려도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집중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환경부는 이날 이런 내용이 포함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개정안 초안을 발표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12월 공개된 ‘녹색분류체계 지침서(가이드라인)’에서는 태양광·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는 녹색부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은 과도기적 필요에 따라 전환부문에 포함됐고, 원전은 빠졌다.

원전을 K-택소노미에 포함시킨 배경에 대해 환경부는 “지난해 녹색분류체계 지침서 발표 당시 원전은 유럽연합(EU) 등 국제 동향과 국내 여건을 고려해 최종 포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국내외에서 원전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각국의 에너지 안보 위기의식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EU는 원전이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전력원이라는 측면을 반영해 지난 7월 ‘유럽연합 녹색분류체계(EU 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원전 반영표./ 자료=환경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원전 반영표./ 자료=환경부

◇ '친환경'에 원전 포함…SMR은 ‘녹색부문’, 원전 신규건설·계속운영은 ‘전환부문’

택소노미는 어떤 경제활동이 친환경인지 규정한 국가 차원 기준으로, 녹색투자 대상을 선별하는 기준이 된다.

K-택소노미는 녹색부문과 전환부문으로 나뉜다.

녹색부문은 ‘탄소중립과 환경개선에 기여하는 진정한 녹색경제활동’이다.

전환부문은 ‘진정한 녹색경제활동은 아니지만,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서 중간과정으로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활동’이다.

녹색부문에는 ‘원자력 핵심기술 연구‧개발‧실증이 포함됐다.

환경부는 “원전의 안전성 향상과 국가 원자력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적 연구‧개발이 필요한핵심기술을 포함한다”며 “SMR, 차세대 원전, 핵융합과 같은 미래 원자력 기술의 확보는 물론, ATF 사용, 방사성폐기물관리등 안전성 향상을 위한 기술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전환부문에 ‘원전 신규건설(전력이나 열을 생산·공급하고자 원자력을 이용하는 설비를 구축·운영하는 활동)’과 ‘원전 계속운전(설계수명이 만료된 원전 계속운전을 목적으로 설비를 개조하는 활동)’이 포함됐다.

환경부는 “환경피해 방지와 안전성 확보를 조건으로 2045년까지 신규건설 허가 또는 계속운전 허가를 받은 설비를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 텍소노미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인정 기준 비교/ 자료=환경부
유럽연합 텍소노미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인정 기준 비교/ 자료=환경부

◇ EU 택소노미보다 고준위 방폐장 확보 시점 여유

EU와 비슷하게 인정 조건도 걸었다.

원전 신규건설의 경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안전한 저장과 처분을 위한 문서화된 세부 계획 존재와 계획 실행을 담보할 법률 제정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보유 ▲최신기술기준 적용과 ATF 사용 ▲에너지 1kWh(킬로와트시) 생산 시 온실가스 배출량 이산화탄소 환산량 기준 100g 이하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금과 원전 해체 비용 보유 등을 충족해야 한다.

원전 계속운영 조건은 신규건설 조건과 같고, ATF와 관련해서만 ‘2031년 1월 1일부터 ATF 사용’으로 규정됐다.

EU 택소노미와 비교했을 때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확보와 ATF 사용 시점에 여유가 있다.

EU는 ‘205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가동을 위한 문서화된 세부 계획 수립’과 ‘2025년부터 ATF 사용’을 조건으로 달았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정부가 확정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 존재해 이번 초안에는 구체적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확보 연도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다만 세부 계획 이행을 위한 법률 제정을 조건에 포함해 처분시설을 적기에 확보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는 ‘부지 선정 절차에 착수하고 20년 안에 중간저장시설 확보, 37년 이내에 영구처분시설을 마련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부지선정 절차 착수 후 부지선정까지 약 13년, 부지선정 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 처분시설 확보까지 약 24년이 걸려 총 37년이 소요되는 셈이다.

환경부는 이번 초안 공개 후 전문가, 시민사회, 산업계, 관계부처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전 경제활동을 포함해 원전의 안전성과 환경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조화로운 활용으로 2050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6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생산현장(원자력공장)에서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을 둘러보고 있다./연합
6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생산현장(원자력공장)에서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을 둘러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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